20도(120do)는 감정의 구조와 방향성을 탐구하는 팝아트 작가입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120도의 시선’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개인이 직접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시각적 장면으로 구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작품은 굵은 검은 윤곽선과 단순화된 인물 형상, 강한 대비의 원색을 기반으로 합니다. 알파 아크릴 물감을 혼합 없이 사용하는 방식은 감정의 순도와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한 태도이며, 색은 장식이 아니라 정서의 결을 드러내는 구조로 기능합니다. 화면은 명확하지만, 감정은 단정하지 않습니다.
작업의 중심에는 ‘대리 감정’이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말해지지 않은 슬픔, 멈춰 있는 고독, 관계 속에서 닿지 않는 거리와 같은 감정들이 인물을 통해 대신 수행됩니다. 관객은 그 장면을 바라보며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게 됩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등장한 캐릭터 EL과 IRIS는 각각 감정의 존재와 감정의 문을 상징합니다. EL은 고독과 반복, 멈춰 있는 감정을 품은 존재이며, IRIS는 그 감정을 비추고 열어주는 시선의 장치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두 존재는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서로를 통해 완성되는 관계 구조를 형성하며, 작가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중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눈물, 태엽 장치, 원형 심볼과 같은 반복적 요소들은 정지된 감정과 작동하는 내면을 상징합니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 조형을 넘어 하나의 서사적 체계로 축적되고 있으며, 회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로의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120도의 작업은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감정이 머무는 장면을 제시합니다.
그는 그 장면을 통해 동시대의 고독과 관계의 간극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